2008년 08월 13일
구소련 지역, 젊은 정치인들의 무한도전
- 그루지아 총리와의 대담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들이 서열을 맞춰 궤도를 그리면서 공전한다. 국가간의 국제질서 역시 태양계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운영된다. 강력한 문명국가가 자리 잡은 곳에는 반드시 그 국가를 중심으로 위성국가들이 존재한다. 강대국의 구심력과 적절한 힘의 균형을 유지할 원심력이 있는 국가들은 궤도를 유지하지만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끝내 강대국의 영역에 흡수 통합되기도 한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 거대한 연방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였다. 사실 소비에트 연방에 편입된 국가들은 인종과 역사 종교등에서 상당히 많은 편차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대전 이후 강력한 연방질서가 구축된건 소비에트 연방이 이끄는 구심력에 비해서 위성국가들의 독립노력이라는 원심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고 무수히 많은 독립국가들이 만들어졌다. 우리에겐 이름도 생소한 많은 국가들이 새로운 국제질서에 등장했다. 이들 중에는 여전히 분쟁과 갈등의 곤경에 빠져 자체의 원심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국가도 있다. 그러나 몇몇 국가들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편입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최근 변화하는 자원, 에너지 중심의 세계경제의 흐름 때문이다.
최근 필자는 에너지산업과 관련된 업무 차 과거 구소련 지역인‘우크라이나(Ukraine)와 그루지아(Georgia)’를 방문했다. 먼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영토를 가지고 있는 잠재력 높은 국가다. 우크라이나는 독립이후 대외 정책을 친 서방 정책으로 전환하여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온 바가 있다.
수도 키에프에서 만난 코레스니코프(
자본주의 경제체제 편입이후 성장률과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특히 신흥 기업가들이 등장하여 고급 소비가 촉발되는데 반해서 이것을 충족할 소비시장이 부족하다는 것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이 수도 키에프에는 고급빌라와 호텔들의 건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고급주택의 경우 분양하기 무섭게 사전주문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를 떠나 그루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필자는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루지아 정부를 이끄는 한 축인“구르게니제”총리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루지아는 우리로 치면 6월항쟁 격인 장미혁명 이후 집권한 현 정부가 보수적인 친 러시아 성향 보다는 개혁적인 친서방쪽의 노선을 걷고 있다.
이는 젊고 역동적인 정치지도자들과 그들의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재선한 샤카슈빌리 (Mikheil Saakashvili) 현 대통령은 1967년생으로 41세이고 미국 뉴욕의 콜롬비아 로스쿨 출신이고 구르게니제(Vladimer Gurgenidze) 총리는 1970년생, 38세로 미국 아틀랜타의 명문 Goizueta Business School의 MBA 출신이다.

이들은 진지하게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먼저 투자활성화를 위한 각종 세금인하 정책이다. 법인세는 이미 15%로 낮게 책정되어 있고 이에 발맞추어 개인 근로소득세도 25%에서 15%로 곧 인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뿐 아니라 내년 1월중 주식투자나 배당투자 등에 붙는 자본이득세도 없애 금융투자를 활성화 하고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문제도 자유롭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450 만명인 인구 수준을 늘리기 위해 노동시장 개방 등의 자유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루지아는 외국인 체류기간이 90일에서 360일로 연장되었고 외국에서 노동인력을 들여오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마지막으로 총리는 발전, 의료, 항공 산업 등을 민영화 하며 특히 올 4월부터 그루지아 수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국제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기업의 참여도 기대해 본다는 말을 했다.
그루지아를 이끄는 정치지도자들의 경제이념은 “민영화를 과감히 추진하되 정부나 공기업차원의 독점계약이 아닌 자유경쟁 체제 하에 투자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발상”으로 이는 전형적인 미국식 자유경제 시스템처럼 여겨졌다.
과연 이들이 꿈꾸는 이상주의적 자유시장경제가 성공할지는 두고 볼일이다. 그러나 구 소련지역 하면 아직도 보수적 사회주의 잔재가 강해 투자의 위험이 있을 것이다 라고 오해하고 있는 국내기업인들에게 그루지아 정치인들의 무한도전은 모처럼의 신선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연 세계는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8월13일 경상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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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8/13 09:00 | 2. 우크라이나/그루지아 | 트랙백 | 덧글(0)



